미확인 동물학

이승현 드로잉展

2007_0413 ▶ 2007_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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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전경  갤러리킹  2007



초대일시_2007_0414_토요일_06:00pm

2007년 갤러리킹 공모 당선작
월요일 휴관



갤러리킹
서울 마포구 서교동 327-15 2
Tel. 02_6085_1805
www.galleryking.co.kr



꿈틀거리는 선으로부터 발현된 욕망은 작가의 손을 빌려 끊임없이 새로운 모습으로 확장된다. 이제 선은 어두컴컴하고 음습한 무의식의 공간으로부터 탈주하여 현실 세계에 생동하는 새로운 에너지로서 벽 위를 요동친다. 새하얀 벽 위로 욕망이 솟아난다, 두터운 콘크리트 벽을 뚫고. 무의식의 심연으로부터 선 하나가 솟구쳐 나온다. 이러한 보이지 않는 내면적 흔적들에 대해 밖으로 선을 그음으로써 작가는 억압당한 욕망들을 표출하게 된다. 자아의 분열을 경험한다, 그는 자신이 대면하는 또 다른 세계인 무의식으로부터 현실에서 볼 수 없었던 간극. 작가의 시선은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를 항해 한다. ● 작가로 하여금 끊임없이 그려나가도록 충동하는 선의 정체는 삶 속에 억압된 개인의 욕망으로부터 추적해볼 수 있다. 이승현의 작업은 이 꿈틀거리는 선으로부터 시작된다! 어떠한 흔적도 찾아볼 수 없는 매끈한 공간에서 갑작스레 생겨난 괴이한 선의 정체는 무엇이란 말인가, 자국, 구멍, 균열. 하얀 벽에서 꿈틀 거리는 선이 하나 튀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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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확인동물학  종이보드에 펜  가변크기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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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확인동물학  53.5×45.5cm  종이보드에 펜  2007

 

 

작가의 드로잉을 살펴보면, 식물인지 동물인지 알 수 없는 기이한 모습의 생명체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그러한 형상들은 어떠한 유기적 구조나 법칙에 상관없이 오로지 작가의 손이 가는 데로 우연적으로 이루어진다. 마치 미생물이 번식을 하듯 분열하고 증식하기를 반복한다. 자유 연상적인 드로잉은 작가의 욕망을 미지의 생명체로 계속하여 미끄러지게 하나 여기서 주목할 점은 욕망의 이동이 아니라 욕망이 지나간 자리에서 또 다시 꿈틀거리는 새로운 개체의 욕망이다. 각각의 자리에서 자라난 생명체들은 서로의 연관 관계 속에서 하나의 통합된 개체로 증식해나가며, 또한 별도의 개체로서 차별적으로 증식하고자 하는 자발적 에너지를 부분적으로 내포한다. ● 이번 갤러리 킹의 전시에서 작가는 벽에 직접 그려 나가야하는 시공간적인 제약을 해결하고자 별도의 종이 보드를 제작하여 드로잉 한 다음 이를 퍼즐 맞추듯 조립하여 전시장을 미지의 생명체로 뒤덮는다. 드로잉 보드는 어떤 방향에서 맞추어도 서로 이어질 수 있게 제작되었다. 이는 작가의 드로잉 방식과 마찬가지로 우연적 상황을 연출한다. 이러한 작업과 전시의 유기적인 구성은 억압이라는 기존의 상황을 의식과 무의식 사이의 욕망이 유희적으로 펼쳐지는 반전된 상황으로 맞이하게 한다. ■ 갤러리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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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확인동물학  종이보드에 펜  53.5×45.5cm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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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확인동물학  종이보드에 펜  53.5×45.5cm  2007



의식 깊숙이 숨어있던 미지의 생명들은 나의 부름을 받아 동물이나 식물을 닮은 모습들로 나타난다. 그들이 자라는 과정은 경험으로부터 연상된 이미지들이 살을 붙여 나가는 무의식의 흐름으로 이루어진다. 숨어있던 이미지의 파편들이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에서 슬그머니 나타나서 생각지도 못했던 기이한 생물의 형상으로 자라가는 것이다. 마치 쭉정이처럼 변형된 이러한 형태들은 견고하고 기계적인 사회의 질서에 잘 적응하지 못하여 안식처와 일탈을 꿈꾸며 변이(變異)하는 몸부림의 모습이기도 하다. 이 꿈틀거리는 몸부림은 유기적 구조를 지니면서도 이물스러워서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로 드러난다. 그들은 무(無)의 공간에서 시작되어 우연성에 의한 예측할 수 없는 증식을 통해 형상화된다. 손이 가는 대로 그리는 이 형상은 완성된 형태를 계획하는 스케치나 드로잉 없이 시작된다. 의식이 소멸하는 지점에서 임의적으로 생성되고 이어달리기 하듯이 연상 작용이 거듭해서 일어나며 방향성마저 예측할 수 없는 수많은 생장점을 통해 끝없이 증식하여 가는 작업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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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확인동물학(부분)  종이보드에 펜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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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확인동물학(부분)  종이보드에 펜  2007



형상은 유기적으로 분열, 증식, 성장하여 활발하게 활동하는 모습의 개체가 된다. 개체로 형성되는 모든 과정은 실제 생명의 성장과 닮아 있어 이렇게 형성된 개체를 미지의 새로운 생명체로 바라보게 되었다. 즉, 의식을 넘어 서는 시점에서 나는 이들이 자율성(autonomy)을 가진 생명체로 보이기 시작하였고 동시에 이들을 바라보는 관찰자가 된다. 나는 이들을 바라볼 때 마치 창조자가 된 느낌마저 든다. 나는 그들을 바라보는 관찰자이기도 하고 의식너머 그들을 불러오는 주술사이기도 하며 그들을 만드는 작업자이기도 하다. 수축과 이완, 집합과 발산을 반복하며 숨을 쉬고 성장해 나가는 이들의 모습을 나는 부르고, 바라보며, 만들고 있다. ■ 이승현

 

 

 

Lee, Seung-Hyun